존경하는 박선규 군수님,
한국박물관협회 김쾌정 회장님 국제박물관협의회 한국 위원회 회장이자 국제박물관협의회 아시아 태평양 지역 배기동 회장님,
국제박물관협의회 회원 및 여러 박물관 동료 여러분
그리고 내빈 여러분
한국에서 열리는 영월 국제박물관 포럼 2016에 여러분과 함께하게 되어 매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영 월 군수님, 한국 박물관협회 및 국제박물관협의회 아시아태평양 회장님, 국제박물관협의회 회장으로서 저의 두 번째 임기를 마친지 몇 주 만에 이렇게 여러분들 앞에서 이야기할 수 있도록 초청해 주신데 대 해 감사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한국에 처음 방문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아름다운 전통과 현대적 사회의 모습이 어우러진 이 멋진 나 라에 올 때마다 한국 문화와 역사 그리고 무엇보다 개인적으로 감사하게도, 박물관의 역할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기회에 대해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박물관은 전 세계적으로도 최고입니다. 이미 1995년에 서울시와 서울 대학교의 초청을 받아 당시 기획 중이던 서울시의 새로운 박물관의 개념 에 대해 논의 차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바 있습니다. 당시 각 관계자 간에 향후 서울의 역사를 전시함 에 있어 서로 다른 다양한 의견이 오고 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몇 년 전에는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에 대해 논쟁적이지만 한편 매우 민주적인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 는 것을 들을 수 있었는데 당시 토론은 많은 부분에서 80년대 독일에서 국립역사 박물관 설립 전에 진 행되었던 공개 토론을 상기시켜 주었습니다. 국제박물관협의회의 회장으로서 당시 대한민국 역사박물 관의 개관 심포지엄에 참석하여 역사박물관에 대한 세계적 트렌드에 이야기 할 수 있는 기회도 있었습 니다.
2004년에는 서울에서 국제박물관협의회 총회가 개회되어 협의회로서도 의미 깊은 한 해였습니다. 당시 저도 국제박물관협의회 독일 의장으로 참가하여 박물관과 무형 문화재를 주제로 한 흥미로운 토론과 더불어 완벽한 진행 및 다양한 문화 행사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국제저널무형유산과 함께 한 멋진 기념물은 2004년 서울을 영원히 기억할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오늘 이 자리야 말로 한국의 박물관, 박물관협회 및 국제박물관협의회 한국 위원회 측에 박물관 분야에 서의 활발한 활동에 대해 감사 말씀을 드릴 수 있는 좋은 기회 인 듯싶습니다. 한국은 문화적 창의성과 박물관 발전에 있어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노고의 결실은 우리 모두에게 감 사한 열매를 맺게 해 주었습니다.
2016년 올 해 국제박물관협의회는 설립 70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공식적인 설립일은 11월이지만 이미 7월 초 밀라노에서 개최된 국제박물관협의회 총회에 전 세계 130여 개 국에서 4,000 여명의 동료들이 한자리에 모여 이 뜻 깊은 해를 기념하였습니다. 여러분 중에서도 밀라노 현장에 계셨던 분이라면 호주 의 Mrs. Bernice Murphy 께서 기획하신 박물관과 윤리에 대한 전문적인 출판물을 통해 바라본 국제 박물관협의회의 역사 전시와 브랜딩 작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국제박물관협의회의 새로운 로고라는 멋 진 생일 선물을 기억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올해는 글로벌 박물관 커뮤니티의 70년 동안의 업적과 박물관 내, 외부의 문화 유산의 보호, 그리고 전 세계 박물관 관련 전문인들의 국제적인 토론의 장으로서 국제박물관협의회의의 역할을 기념하는 해입 니다.
또한 국제박물관협의회의 현재의 위치를 진단해보고 보다 평화로운 미래의 글로벌 세계를 위한 자연과 문화의 이해 증진, 보존 및 발전 등, 박물관의 더 나은 내일을 위해 국제박물관협의회가 해야 할 일은 무 엇인가를 돌아볼 수 있는 완벽한 기회이기도 합니다.
역사, 문화 및 자연에 대한 정보와 토론의 교류에 있어서 선도주자로서의 박물관의 역할의 지평을 넓히 는 것뿐만 아니라, 박물관의 자원을 활용한 지속 가능한 실천 및 지속적인 교육을 활성화 하기 위해서도 박물관 관련 전문가, 정치인, 박물관 소유주 들 간에 이 사회를 위해 박물관이 해야 할 역할이 무엇 인가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져야만 할 것입니다. 관람객과 지역사회를 아우르는 모든 사람들에게 인류의 과거와 현재를 더 잘 이해하고자 하는 탐구 의 식을 심어줄 수 있도록 박물관의 자원 및 전시를 통해 가치를 전달 할 수 있어야 할 것 입니다.
국제박물관협의회 (ICOM)의 회장으로 재임하면서, 저는 개인적으로 글로벌 박물관 커뮤니티 내의 국제 적인 대화를 촉진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며 수 많은 국가 및 국제 위원회, 지역 연합 및 협력 기관 등을 통해 이러한 목표를 추진하여 왔습니다. 이러한 국제적인 대화를 통해 우리의 전략적 사고, 윤리적 행동, 프로그램 등에 폭 넓은 변화를 꾀할 수 있었으며 다양한 종류의 박물관 관련 작업에 있어 질과 다양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국제박물관협의회 의 새로운 전략적 계획 및 신규 법령 제정과 관련하여 2016년 7월 총회에서 승인이 이루어진 가장 최 근에 있었던 논의를 그 예로 말씀드릴 수 있을 듯 합니다.
무엇보다 국제박물관협의회가 설립될 당시가 유네스코 설립 바로 다음 해로 (유네스코의 경우 2015년 설립 70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당시 전 세계는 수년간의 전쟁 및 정치적인 분쟁의 잔상으로부터 회복 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던 때였습니다. 전후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복원의 노력 속에서도 박물관 의 동료들은 가장 먼저 선봉에 서 다양한 활동을 보여주었습니다.
국제박물관협의회는 1946년 11월 단출한 규모로 첫 출발을 했습니다. 미국의 저명한 박물관 전문가인 Chauncey Hamlin (ICOM 초대 회장)이 Georges Salles (ICOM 2대 회장이자 당시 프랑스 박물관 관장)의 도움을 받아 국제박물관협의회의 영향력을 점차 넓혀 갔습니다. Hamlin이 주최한 모임에서 14개 국의 대표들이 모여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의 회의에 대해 논의하였 는데 이것이 2016년 현재 140여개국의 거의 37 ,000여 명의 박물관 직원들을 회원으로 보유한 최대의 국제 문화 기관으로 성장한 국제박물관협의회의 첫 시작이었습니다.
국제박물관협의회의 설립 목적은 연이은 전쟁의 폐해와 그로 인해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파 괴된 국제 사회 현실 속에서 협력을 증진할 수 있는 국제적인 기구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국제 박물관 조직은 국제 관계에 있어서 정치적인 부분을 담당하고 있던 정부 기관들의 활동 범 위 밖에서, 박물관 리더들 간의 전문적인 상호 교류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당시 박물관은 특수한 지식, 문화 자원 및 윤리적 가치에 대한 높은 기준을 갖춘 기관으로 인식되었으 며 이를 통해 상호 연관된 인류 역사에 대한 이해를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박물관 은 모두 인류 공통적인 문화 유산의 공유 활동에 대한 지원을 통해 사회를 위한 공동 노력에 동참하도 록 요구 받았습니다.
공동의 노력과 공공 서비스에 대한 높은 가치를 포함하여 보다 높은 기준의 수립 및 준수라는 박물관 의 목표는 국제 기구로서 국제박물관협의회의 가장 기본적인 포부였으며 이는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 습니다.
전 세계 박물관들은 두 가지의 소명을 위해 애써 왔습니다. 먼저 이 자연 속에서 우리가 어디로부터 왔 고 어떤 위치에 있는지에 대한 설명과, 두 번째로는 우리는 누구이며 어떻게 공동의 미래를 만들어 나갈 것인가를 설명하는 것입니다.
국제적인 협력을 통한 박물관의 진취적인 노력은 관람객들이 과거를 제대로 이해하고, 이를 통해 모든 인류가 공통적으로 공유하는 근본적인 인류의 가치 수호에 있어 동참을 이끌어 내어 사회 전체적으로 지속 가능한 발전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지난 70년 동안 지속되어온 박물관 전문가들 간의 대화야 말로 국제박물관협의회가 걸어온 위대한 발 자취라 할 수 있습니다. 국제박물관협의회의 업적에 있어 공통이 되는 근간은 인종과 국가 간에 긍정적인 협력을 유지해 나가기 위해 어디서나 어느 사회에서나 유효하며, 동시에 정치적인 대표자들 역시 모두 공감하고 인정하는 강력한 도덕적 기반에서 출발합니다.
국제박물관협의회의 박물관 윤리강령은 공동의 목표를 정진하고 보호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이는 우리의 가치와 기준을 추구함에 있어 가장 근본이 되는 것으로, 유형 및 무형의 문화 및 자연 유산 의 보존이라는 우리의 의무를 명확하게 정의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여러분 대부분이 이미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되지만, 이들 기준에는 박물관의 거버넌스 및 운영 및 컬렉션 보존에 관한 원칙도 포함됩니다. 이러한 원칙은 문화 유산의 해석 및 소유권에 대한 갈등의 중재를 위한 기본 틀로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본 기준에는 박물관 내부 및 외부에서 근무하는 모든 관련자들의 태도를 관장 하기 위한, 직원들에 대한 윤리 행동 강령도 포함됩니다.
국가 별 전문적 업무 수행에 있어서의 윤리 강령의 경우 그 역사가 훨씬 오래되어 20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국제박물관협의회 윤리강령이 무엇보다 특별한 것은 국제적인 적용 범위에 있다 할 것입니 다. 윤리강령은 모든 국가별, 혹은 분야 별 강력의 한 데 묶어 이를 총괄하며 따라서 전 세계 어디서든 박물관에 대한 기준을 수호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기틀을 마련한 것입니다.
많은 국가에서 국제박물관협의회 윤리강령이 자국의 박물관 업무에 관련된 박물관 법의 참고 문헌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기에 종종 그 내용이 각 국가의 국회 혹은 정부의 문서에도 반영되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국제적인 윤리 기준의 기틀을 기반으로 박물관은 컬렉션이나 다자가 참여하는 협력 프로젝 트 등을 통해 박물관의 범위를 넘어서는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그 과정에서 전 세계 문화 유산을 보 호하는 데 있어서 점차 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특히, 사회적 갈등, 무장 충돌이나 자연 재해 등으로 인해 문화유산이 위험에 처한 상황일 경우 더욱 막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여러분에게 지난 2000년 처음 작성된 이후 16년 동안 이어져 온 위험에 처한 문화 유산에 대한 국제박물관협의회의 레드 리스트 프로그램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가장 최근의 명단에서는 특히 시리아, 이라크, 리비아, 이집트, 아프가니스탄 등의 중동 지역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유네스코의 고위 대표 및 각국의 담당 장관 및 대사들과 함께 안타깝게도 약탈 및 도굴된 물품의 불법 거래의 장이 되기 도 하는 예술품 시장에서 레드 리스트를 언론 회견을 통해 발표해 왔습니다. 이와 같은 국제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불법적으로 국외로 반출된 많은 물품들을 파악하여 이를 본국으 로 돌려보내는 작업이 이루어졌습니다. 국제박물관협의회에서는 중요 사업의 하나로 유네스코의 국제 파트너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5년 유네스코 총회에서는 국제박물관협의회에서 제정한 박물관 및 컬렉션 보호를 위한 권고안을 채택하였습니다. 55년만에 처음으로 UNESCO에서 박물관 관련 문건 이 승인을 받은 것입니다.
국제박물관협의회 내에서는 박물관의 가치와 기준에 대해 지속적인 논의가 이루어져 왔습니다. 전 세 계 수많은 국제박물관협의회 모임을 통해 이러한 논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박물관의 의미를 새롭게 재 정의 하는 문제도 토론의 주요 의제 중 하나로 포함되었습니다. 현재 국제박물관협의회의 실무 그룹에 서 박물관의 정의에 대한 논의가 계속 진행 중이며 가까운 미래에 협의회 기구 측으로 그 결과가 전달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급변하는 세계 속에서 오늘날의 디지털 중심 커뮤니케이션 환경 하에 박물관 역시 또 다른 도전 과제들 을 맞이하게 되면서 박물관이 작업을 진행하고 다양한 관객들과 만나기 위한 방법에도 변화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습니다. 오늘날 박물관은 수 많은 미디어를 통해 완성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그 내용에 있어서의 폭 넓은 포용 성과 다양한 타켓 그룹을 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는 종종 소수집단의 문화에 대한 공적 가치를 보 호하고 상업적 교류에 있어서도 시장의 힘에 지배당하는 것이 아니라 더 큰 틀에 따라 움직일 수 있어 야 함을 의미합니다.
국제박물관협의회 설립 70주년을 맞이하여 우리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전시 및 온라인 자료 등을 통해 서 박물관 전문가들이 수 없이 많은 새로운 스킬과 긍정적인 경험들을 창출해 내었음을 자랑스럽게 말 씀드릴 수 있습니다. 국제박물관협의회는 항상 역량강화 교육 및 박물관의 동료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 그램을 지원해 왔습니다. 박물관은 자연, 역사 및 문화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제시해 주는 보다 참여적이고 포용적인 기관으로 변모해 왔습니다. 많은 국가에서 박물관은 역사의 어두운 단면을 풀어내고 식민주의, 전쟁, 독재, 분쟁 및 폭동 등의 희생자들을 기리는 화해의 장소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국제박물관협의회 및 전 세계 많은 박물관들은 다양한 국제 활동 및 협력 프로그램 등을 통해 수 많은 그룹, 커뮤니티 및 국가 간에 강력한 유대 관계를 지속해 왔습니다.
그러나 초기와 달라진 점, 그리고 현재 우리가 고려해야 할 점으로 박물관의 업무에 있어서 윤리 문제, 컬렉션 절차, 전시, 공공 프로그래밍, 박물관 컬렉션 및 문화 유산 전반을 모두 아우르게 되어, 이에 대 한 대중의 인식이나 미디어의 관심이 크게 높아진 점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날 매일매일의 일상이 커뮤니케이션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환경에서 전 세계 많은 지역에서 박물관의 업무에 대한 논의나 작 업에 있어서의 어려움 등에 내한 논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우리가 하는 일에 있어 더 나은 미래의 발전을 위한 핵 심은 언제나 자연 및 문화 유산 전체를 대변하여 이를 공유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윤리적인 가치, 윤리적 책임으로부터 출발합니다. 이와 같은 가치의 기틀을 유지하고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박 물관의 작업에 대한 윤리적 기틀에 대해 언제나 재검토하고 이를 새롭게 정의할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정부 담당 기관 및 정치 지도자들 등 박물관의 모든 이해 관계인들이 힘을 모아 독창적이면서도 상호 연관적인 유산 컬렉션과 전문성을 보호하고자 하는 박물관의 대의를 재정비함으로써 기준에 대 한 끊임 없는 검토와 재정비 역시 가능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국제박물관협의회는 박물관 전문가들 간에 지속적인 국제적인 교류와 대화를 위한 이상적인 조직입니 다. 국제박물관협의회의 국가별 위원회와 30개 국제 위원회에서는 해마다 다양한 회의를 통해 대화와 교류를 촉진하여 왔습니다.
국제박물관협의회는 글로벌 기관이지만 전세계 모든 지역, 박물관 혹은 박물관 직원들이 ICOM 의 네 트워크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 대처하고, 아직 참여가 미흡한 지역을 지원하기 위해 박물관협의회에서는 많은 도움 을 받아 중국 베이징에 박물관 연구를 위한 ICOM 국제 교육 센터를 설립하여 이미 지난 3년 동안 매 년 최빈국 출신 참가자, 젊은 박물관 동료 직원들 및 무엇보다 중간급 관리자 등 다양한 참가자들을 위 한 교육 세션을 진행해 온 바 있습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 2010년 다른 많은 지원 기관과 함께교육 센 터 설립 운동에 참여해 주셨던 국제박물관협의회 한국 위원회 측에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베이징의 국제박물관협의회 국제 교육 센터는 전 세계 많은 지역에 모범적인 선례가 되었습니다. 아프 리카에서는 ITC 주최로 지난해 아프리카 대륙 곳곳에서 모인 동료들이 탄자니아에서 시범적으로 세미 나를 진행하였으며 가까운 미래에 아프리카에 영구적인 ICOM 국제 교육 센터를 설립할 수 있을 것으 로 예상됩니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에 영구적인 조직체를 설립한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 고 할 수 있습니다.
국제박물관협의회의 글로벌적인 성격을 더욱 강화하고자 저는 이전 회장님들께서 방문하신 적이 없었 던 국가들을 방문하였으며 해당 국가의 박물관 및 관련 ICOM 국가별위원회와 협력하여 현지 주민들이 참여하는 과학 및 공공 이벤트를 다수 진행하여 왔습니다. 방문하는 곳 마다, 외교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해당 국가의 박물관을 관장하는 담당 부처의 장관들을 만 나 박물관 부문에서 국제적인 대화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이러한 회담의 결과 몇몇 국가의 경우, 정치인들 사이에 국제박물관협의회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었으며 몇몇 경우에 는 정부 차원에서 차후 국제박물관협의회에 대한 지원을 개시한 바 있습니다. 지난 6년 협의회의 회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8,000명 이상의 신규 회원이 가입하였으며 그 중에는 활발 한 활동을 보여주는 젊은 회원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국제박물관협의회는 단순한 클럽이 아니라 회원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열린 방식으로 민주적이며 공정하게 제시, 발전 및 교환 할 수 있는 협회 로서 동료들 간에 점점 더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운영위원회 (Executive Council)에서는 ICOM 위원 회에서 보다 공정하고 더 나은 하위 전략을 설계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해 왔습니다 (SAREC process). 협의회에서는 한번도 회비를 인상한 일이 없으며 오히려 빈곤국 회원들을 위해 이를 인하 한 바 있습니 다. 모든 회원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파리에 사무국을 두었습니다.
이제 저의 후임 회장과 새롭게 선출된 이사회에서 국제박물관협의회의 새로운 10년을 향해 새 시대를 열어줄 것으로 믿습니다. 신임 이사회의 구성원들은 전 세계 각 지역을 대표하는 경험 많은 동료들로 이들과 함께 국제박물관협의회가 현재 및 미래에 박물관이 당면하게 될 새로운 도전에 잘 대처해 나갈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올해에 지난 과거를 뒤돌아보면서 특히 지난 70년간 국제박물관협의회의 많은 성과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이제 새로운 미래를 내다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부터 10년, 20년 등 가까운 미래에 박 물관은 사회 전체를 위해, 현지 주민들을 위해, 관람객, 여행자, 지역, 국가 및 국제 사회를 위해 어떤 지 속적인, 그리고 새로운 역할을 담당해야 할까요? 과거에 많은 경우 박물관은 사회적 변화의 최전선에서 이를 주도하고, 분쟁 상황에서 가교의 역할을 담당해 왔으며 이를 통해 사회를 위한 그 역할을 다해 왔 다고 확신합니다. 현재 전 세계 많은 지역에서 사회 및 정치적으로 급격한 변화가 진행 중이며,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변화 가 우리 사회를 위한 최선의 방향만은 아니라고 봅니다. 폭동, 군사 무력 충돌이나 테러리즘 등은 박물 관 혹은 협회 차원에서 우리가 문화 유적을 보호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게 대처해야 할 문제들이지만 이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더 나아가 우리 사회 전반에서 진행되고 있는 구조적인 변화에 대해 말씀 드리는 것입니다. 때로는 우리의 업무에도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현재의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됩니다. 수 십 년 동안 전 세계 곳곳에서 국제적 활동이 진행되고, 19세기와 20세기 초의 이데올로기 및 철학이 떠나간 자리에 수 많은 국가에서 새로운 국가주의 및 표퓰리즘 운동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우파 정당 및 정부가 규제적인 정책을 도입하고 때로는 독립적인 헌법 기구나 진보적 법안, 반대파의 목소리를 억 압하고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유럽연합에 대한 반감이 확대되어 영국에서는 소위 브랙시트라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불관용 및 신 인종 차별주의가 미디어에 의해 확대, 증폭되어 증오로 이어져 공정한 사회 적 커뮤니케이션의 원칙을 위반하고 있습니다. 20년 전 헌팅턴이 경고했던 문명의 충돌이 발생하고 있 는 것일까요?
우리가 결코 생각지 못했던 국가에서조차 문화가 위협을 받는 가슴 아픈 현실이 눈 앞에 나타나고 있으 며 이런 국가에서 박물관, 극장 및 기타 다른 문화 기관들이 개방적이고, 자유주의적인 활동에 제약을 받아 보다 보수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자국 문화 및 역사에 대한 보수적인 견해를 강화하도록 강 요 받고 있습니다. 이는 모두 지금까지 우리가 박물관에서 진행해 오던 작업에 역행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모든 상황의 뒤에 자리잡은 원인은 무엇일까요? 사회학자들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 20여 년 동안 우리 사회의 사회 경제적 구조가 급변한 때문이라고 합니다. 구조적으로 완전히 새로운 금융 및 경제 위기가 발생하고 제한적인 사회 정책 및 노동 시장 정책이 도입되는 등, 이른바 전후의 “사회 근대화” (Nachtwey, 2016) 는 종착역에 도달하였습니다. 사회 근대화 시기는 이례적으로 높은 경제 성장, 평생 직장, 낮은 실업률, 모두를 위한 더 나은 교육의 기회 (스푸트니크 효과), 성 평등의 개 선, 제 기능을 다하는 민주화 시스템 및 대다수를 위한 복지 등으로 요약할 수 있는 시기였습니다. 전체 적인 사회적 상승 효과로 삶에 대해 만족도가 높은 중산층이 크게 확대되는 시기 이기도 했습니다. 경제 성장률 하락으로 인한 정치적인 규제 완화로 인해 더 적게 일하고, 안정적인 소득을 누리며, 모두 가 더 많은 자유시간을 추구하는 탈산업화의 비젼 (Bell, 1975)은 최소한 부분적으로는 변화를 맞이하 게 되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 특히 젊은 층을 위한 정규직 일자리의 수가 줄어들고, 실업률이 급등하 고, 더 이상 대학 졸업장이 좋은 직업을 보장해 주지 못하는 상황이 도래하였습니다. 많은 일자리가 기 업의 실적과 연계되면서, 시간적 제약은 늘어나고 많은 경우 급여는 더욱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서 특히 중산층들이 더 이상 교육, 우수한 기술이나 강한 동기 부여 등이 노동 시장에서 정당한 기회를 보장해 주는 원동력이나 자원이 되지 못한다고 느끼게 되면서 심리적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다운리프트, 사회적 하락 혹은 프레카리아트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현재 증가하는 시위나 새로운 분노는 과거의 시위와는 다릅니다. 점거, 도심 폭동이나 심지어 우파 운동 까지도 점점 더 소외되는 계층의 아우성, 사회적으로 보다 인정 받고자 하는 욕구, 정당성에 대한 요구 및 존엄성에 대한 존중을 위한 몸부림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 적지 않은 사람들 이 권위주의적인 정치 구조를 수용하며 여기에 희망을 걸고 있는 듯이 보입니다. 이와 같은 “퇴행적 근대화”의 움직임 속에 박물관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우리는 종종 박물관이 포 용적인 기관이 되고자 하며 대중의 교육 및 대중과의 대화를 위한 프로그램을 시대에 맞게 적절하게 유 지하고자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사회적인 발전의 선봉에 서왔다고 자평해 왔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사 회의 니즈를 충족해야 할 사명이 있다고 확신해 왔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포용적이라고 이야기 할 때 현재 진행 중인 대대적인 사회 변화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일까요? 우리는 실망하고 있는 대중을 박물관의 관람 대상으로 국제 및 글로벌 무대에서의 변화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나요? 오늘날 “사회를 위한 박물관의 역할”이란 무엇을 의미하 는지 다시 생각해볼 필요는 없는 것일까요?
과거를 되돌아 보면 박물관이나 문화 정책은 사회적 변화와 깊게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긍정적으로 관 련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19세기 말 농업 경제에서 현대 경제로의 전환 과정에서 많은 신생 산업 국가에서 국민들 간에 정체성 확립을 위해 국립 박물관을 설립하였습니다. 이들 국립 박물관에서는 당시를 황금기로 제시하여 국민 들이 자신들의 국가에 자긍심을 갖도록 하고자 하였습니다. 100 년이 지난 후 특히 1980년대부터 전후 현대 사회에서 글로벌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한편으로 는 부와 교육, 그리고 더 큰 만족에 대해, 다른 한편으로는 전 세계에 피해를 줄 수 있는 새로운 글로벌 분쟁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전 세계 생태계의 붕괴에 대한 우려, 글로벌 경제 구 조로 인한 제 3 세계의 빈곤에 대한 인식 및 냉전이나 핵무기 경쟁 등 정치적인 갈등에 대한 우려가 고 조되었습니다. 정치 및 정치 시스템에 대한 불신, 불확실성 및 실망감이 확대되면서, 포화, 시위 및 정체 성의 위축의 시기가 도래하였습니다. 문화 정책과 박물관은 새로운 박물관의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삶의 국제화 및 글로벌화나 증가하는 시 위라는 양자 모두에 대응하였는데, 여기서 박물관의 새로운 개념이란 세계를 하나의 관점에서 보는 것 이 아니라 문화 및 역사를 설명하는 데 있어 다자적 관점을 도입하고 중요한 문제에 있어서는 보다 포 용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1980년대 새로이 설립된 국립 박물관이나 국립 역사박물관, 혹은 많은 기념관 등이 이러한 변화를 가 장 잘 보여주는 예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들 신규 박물관 중 많은 수가 화해와 화합의 장소가 되었 습니다. 관람객들 역시 박물관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수긍하고 호응하였습니다. 이후 더 많은 다자적 관 점을 기반으로 하는 박물관이 설립되면서 박물관 계에도 새바람이 불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그 이후 20에서 30년이 지난 지금 박물관을 포함한 문화 부문에서 최근 많은 국가들에서 벌 어지고 있는 사회적 변화에 어떻게 대응을 하고 있을까요? 불행히도 위기일 수록 박물관 활동의 확대한다는 방식이모든 지역의 문화 정책 하에 지지를 얻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현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많은 국가에서 현재의 금융 위기로 인해 박물관에 대한 예 산 삭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박물관의 업무에도 근본적으로 큰 지장을 받고 있습니다. (재정에 대한) 단기적인 결정이 구조적인 결정보다 우선시 되는 것이 가슴 아픈 현실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직도 희망은 있는 듯 보입니다.: 이미 3년 전에 국제박물관협의회 유럽 위원회에서는 ICOM 유럽 국가위원회 지역 협회를 결성하여 리 스본 선언을 채택 하였으며 이를 통해 사회적 위기 속에서 박물관이 담당하여야 할 역할의 중요성에 대 해 설파하였습니다. 이 중요한 문건은 유럽 내 정치인 및 기관들을 대상으로 배포되어 근본적인 위기의 시간일수록 문화 기관을 지원해야 할 책임에 대해 일깨우는 계기가 되도록 하였습니다. 머지 않아 정치계에서도 이러한 요구에 대한 인식이 확대될 것입니다. 유럽평의회 등 다양한 유럽 내 기 구 및 지난해 유네스코에서의 논의 (박물관 보호에 대한 건의안)는 이 시대에 박물관의 역할의 중요성 을 일깨우는 희망적인 인식이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정치적인 단계는 문제의 한 단면일 뿐입니다. 박물관과 다양한 박물관 협회에서는 박물관 소유기관 이 나 정계뿐 아니라 보다 중요하게는 대중 혹은 박물관 관람객과의 대화를 어떻게 지속시켜 나갈 것인가 에 대해 고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향후 10년, 20년 후에 이 세계가 어떻게 변모할 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사회적인 결속을 강화하는 방향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박물관은 우리 사회의 이러한 변화를 최대한 지 원하여야 할 것입니다 “박물관과 커뮤니티”라는 오늘 컨퍼런스의 주제야 말로 정확하게 오늘날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이라 생 각됩니다.
감사합니다